온기가 있든 없든 복판의 연탄난로와 공간을 가로지른 연통의 위세는 겨울의 지배자다.
겉모습도 거의 80, 90년대 그대로다.
음식의 맛과 메뉴도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로 돌아간 느낌이다.
호암동 충주고등학교 정문 길 건너 ‘만나분식’은 금방 한 무리 교복 입은 학생이 들이닥칠 것 같다.
김밥과 만두, 라면에 각종 비빔밥과 돈까스까지 전통의 구색을 갖추고 있다.
분식점 사장님은 학교 급식, 특히 코로나19 뒤로 학생 출입이 뚝 떨어졌다고 하신다.
대신 단골손님들 덕분에 혼자 운영하기에 모자라거나 넘치지도 않아 늘 고마운 마음으로 가게를 연다고 말하신다.
레트로(retro) 감성을 일으키는 추억이 우리가 보낸 시간을 보상한다.
그때 그 모습, 그 맛이 배어있는 ‘만나분식’은 몇 남지 않은 우리의 추억이다.